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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사회복지협의회 요리 봉사 - 정ㅇ준

202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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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꿈을 찾다 >

 

  군 생활을 취사병으로 복무하였습니다. 저는 이모와 어릴 적부터 같이 살고 있는데, 이모께서는 위암 진단을 받고 위절제술을 받았습니다.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특성상 먹는 것에 신경을 써야 했고, 나이를 많은 할머니와 다른 가족 구성원에게 이모의 매 끼니를 준비하는 것은 가족들에게 부담이 되었습니다. 이에 외출 외박을 나올 때마다 집에 와서 이모와 할머니의 반찬을 만들었고, 전역 이후에도 집에서 요리를 계속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안전한 식재료 및 조리방식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UOS BUDDY 프로그램은 서울시립대학교 국제교육원 한국어학당에서 한국에 오는 외국인 학생이 한국생활과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활동입니다. 저는 군 복무 시절 시간이 날 때마다 외국어(영어, 중국어) 공부를 하였는데, ‘학교생활에 적응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과 별개로, 외국인 친구와 대화하며 언어를 배우고, 내가 한국어를 가르쳐주면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본 프로그램에 지원하여 선발되었습니다. 저는 대만에서 온 시*와 버디로서 매칭이 되어, 오리엔테이션 당일 시*에게 도서관 이용법, 건물 안내, 학생식당 및 카페 위치 안내 등 학교생활에 대해 안내를 해줬습니다. 그러다 시*의 친구인 자*, *의 버디가 오지 않아 친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친구들을 불러 같이 학교를 돌며 친분을 쌓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같이 음식점에 가서 식사도 하고 인제와 강릉으로 여행을 다니며, 외국인 친구들은 한국에 더 잘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강릉 주문진 해수욕장의 BTS 버스정류장을 참 좋아했습니다.) 친구들은 제가 2018년 동짓날에 직접 팥죽을 쒀 주었는데, 대만에서도 팥죽을 먹는다며, 한국 땅에서 팥죽을 먹을 수 있을지 몰랐다며 고마워했습니다. 이때 배웠던 것 중 하나는 대만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제가 배운 중국어는 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당시 친구들의 말에 따르면 대만말로 재밌다有意思보다 有趣로 많이 쓰이는 모양입니다. 이러한 경험은 제 내면을 넓히고, 중국어 공부를 계속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장래에 외국인과 소통이 가능한 변호사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전역 이후 썩 좋은 실력은 아니지만, 군대와 집에서 쌓은 요리 실력 그리고 나름대로 쌓아온 안전한 식재료 및 조리방식으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봉사활동을 찾아보던 중, 싱요사라는 단체를 알게 되었습니다. 싱요사는 주로 가정해체, 방임, 학대, 빈곤, 유기 등의 이유로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게 가정과 같은 주거 환경에서 아동의 개별적인 특성에 맞추어 보호 양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규모 아동보호시설인 그룹홈에서 아이들을 위해 음식을 조리하고 아이들을 돌봐주는 활동을 합니다. 이에 그 공로를 인정받아 전국자원봉사대축제 동상(2006), 삼성해피투게더 대상(2006), 보건복지부장관상(2010), 서울특별시장상(2015),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회장상(2019) 등을 수상하기도 한 단체입니다. 저는 미약한 제 능력이 본 단체에서 꽃을 피우고 사회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라 믿고 2019119일부터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안전한 식품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고, 이는 식품전문변호사를 꿈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가족들을 위해 조리를 하는 것도 가끔은 힘에 부치는데, 아예 모르는 남을 위해 꾸준히 봉사를 하는 것은 더 어려웠습니다. 이에 요리 봉사활동에 소원했던 저는, ‘보잘것없는 재주지만,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겠다.’는 초심을 되찾고자 했습니다. 그리하여 강제성을 부여하기 위해 2019년도 1학기에 사회봉사 1 교과목을 수강하였습니다. 한 학기에 학업을 병행하며 봉사활동 30시간을 채우는 것은 다소 힘에 부쳤고 지칠 때도 있었지만, 제가 강제성이 부여되고 봉사활동을 하며 의미를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이에 무사히 사회봉사 1과목을 수강할 수 있었고, 그때부터 습관이 된 것인지, 아직까지 요리봉사를 진행하며 약 100시간(97.5시간)의 요리봉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학우님들께서 봉사활동을 하려다 지치는 순간이 온다면, 사회봉사 교과목과 병행하여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본질이 호도되는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하지 않는 것보다 강제적으로나마 봉사를 하는 것이 사회와 개인의 내면에 도움이 된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는 서울시립대학교에서 졸업요건으로 사회봉사시간 30시간을 설정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19 확산 이후, 본 프로그램은 비대면으로 전환되었습니다. 한 그룹홈에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재료를 미리 보내고, 봉사활동 시 ZOOM을 통해 요리방법을 알려드리며 같이 조리합니다. 다른 한 그룹홈에는 우리가 조리한 음식을 포장하여 배달합니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회원들의 기부를 받아 치킨, 피자 등 배달음식을 아이들에게 보내기도 합니다. 안타깝게도 그룹홈의 아이들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여러 곤란함을 겪고 있는데, 학우들이 이 글을 통해 본 봉사활동(및 기부)에 참여하면 좋겠습니다.

 

  학업지원 한국어 튜터링 프로그램은 학생들의 대학생활 적응력을 높이기 위하여 1·2학년 신·편입 또는 교과수업을 듣는데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같은 학과 선배(동기)들이 튜터가 되어 보충이 필요한 과목과 한국어 교육 등 학교생활 적응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당시 <언어의 이해> 강의의 담당 튜터로서 일본인 학우 나*와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언어의 이해> 강의에 대한 적응 말고도, 한국어 글쓰기 실력을 늘리고 싶어 했습니다. 이에 배상복 기자의 [문장기술]을 학교의 지원을 받아 구매해주고, 이 교재와 동*일보와 경*신문 사설요약을 통해 글쓰기 수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언어의 이해> 과제를 도와주며, ‘본인의 관심사와 언어학을 접목시켜 과제를 작성하라고 조언해준 적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도 깨달음을 얻으며 법 언어학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추후 여력이 된다면, 변호사 외에도 법 언어학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겉보기에 외국인 학생의 한국 적응을 돕는 UOS BUDDY 프로그램, 요리 봉사활동, 특정 과목에 대한 튜터링 프로그램은 서로 큰 관계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한 경험은 유기적으로 제게 식품 수출 시 자문을 할 수 있는 식품전문변호사 및 법 언어학자를 꿈꾸게 하였습니다. 우선 본고에 기술한 바와 같이 UOS BUDDY 프로그램은 외국인과 소통할 수 있는 변호사, 요리 봉사활동은 식품전문 변호사를 진로로 굳히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는 학점교류 제도를 통해 서울여자대학교의 식품위생 및 법규라는 강의를 들으며 식품 수출 시 자문을 할 수 있는 식품전문변호사로 발전하였습니다. 그리고 튜터링 프로그램에서의 경험은 제가 본전공인 국어국문학과 여러 외국어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어 법 언어학자라는 꿈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이런 좋은 프로그램을 운영해주신 서울시립대학교 한국어어학당과 국제교육원, 싱요사,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에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학우님들도 진로에 고민이 된다면, 교내의 여러 프로그램 및 교과목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진로를 구체화하는데 제 글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